취임 즉시 '소상공인에 50조' 약속한 尹, 다음주 文 만나 협의

입력 2022-03-10 17:25   수정 2022-03-11 01:48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을 가리키는 ‘Y노믹스’의 1호는 ‘코로나19 극복, 소상공인·자영업자 살리기’다. 정책 공약집 첫머리에도 나온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5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문재인 정부가 소상공인을 지원했지만 소액 지원금을 여러 차례 나눠준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국회가 여소야대 국면인 상황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정책이 많은 점은 Y노믹스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목된다.
○50조원 어떻게 쓰이나
윤 당선인이 꺼낸 50조원은 소상공인 지원금 13조5000억원을 담은 올 1차 추경과는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가 “새 정부 출범 후 100일 안에 5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50조원이 마련되면 우선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증액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선거운동 기간에 업체당 300만원인 지원금 규모를 600만원 정도 증액해 최대 1000만원을 주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기 때문이다.

올해 1차 추경에서 방역지원금 지급 대상을 332만 곳으로 추산한 것을 고려하면 방역지원금 증액에 필요한 재정 규모만 2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실보상제는 대상과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행정자료를 통해 대상을 선별하고 규제 강도와 피해 정도에 비례해 선(先)보상을 원칙으로 현 정부보다 더 큰 규모의 손실보상을 하겠다는 게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5조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도입해 저금리 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소상공인이 내야 하는 각종 공과금을 감면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야당이 반대하면 불가능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시부터 소상공인전담팀을 두고 이 같은 지원 대책 마련을 추진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10일 당선 인사에서도 “코로나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서고 미래 준비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취임 후에는 대통령 직속 코로나긴급구조특별본부를 설치해 관련 정책을 구체화한다.

문제는 재정 투입이 필요한 대책을 실행하기 위해선 국회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50조원 규모의 재원 마련을 위해선 2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여야 간 설득과 합의가 불가피하다. 민주당과의 마찰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총액으로 제시된 50조원은 일부 조정될 수도 있다. 지출 조정이 여의치 않으면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하는데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코로나 추경을 편성하면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반대로 갈등을 겪은 적이 많다. 50조원을 확보하더라도 최근 경북 울진 산불 대책 등 다른 분야의 재정 소요가 발생하면서 이를 온전히 소상공인 대책에 투입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이르면 다음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50조원 규모의 손실보상을 하는 문제를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오는 5월 10일 이후 추경안을 마련하기 시작하면 소상공인 피해 보상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거리두기 조정 등 즉시 시행 가능
국회의 동의가 여의치 않으면 윤 당선인은 정부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대책부터 신속하게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 그의 공약 중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은 정부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국무회의를 통해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을 풀어 자영업자의 자유로운 영업권을 확보하는 조치부터 시작할 수 있다.

각종 세금의 납기를 연기해주는 조치도 정부가 결정할 수 있다.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들과 협의해 결정하면 된다.

손실보상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손실보상법에서 구체적인 지원 대상 등을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상 대상을 확대하더라도 재정 보충이 없으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이는 국회와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강진규/김인엽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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